ITOP03 리뷰 - 2~3배 비싼 커피 그라인더와 비슷한 성능, 가격은 1/3인 홈카페 전동 그라인더 추천
브루잉과 더불어 에스프레소용 분쇄까지 가능한 가성비 좋은 전동 커피 그라인더를 찾다가 ITOP03을 발견했다. 세일 기간에 20만 원 아래 가격에 구매했고, 1달간 사용해 보니 가격 대비 매우 만족스러운 제품이라 이곳에 리뷰한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최근 떠오르는 가성비 높은 전동 커피 그라인더 'ITOP-03'
커피는 같은 원두를 사용해도 어떤 그라인더로 갈아내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말코닉 홈이나 df64, 라곰, 니체 같은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좋은 그라인더는 품질이 좋지만 가격이 50~100만 원대로 부담스럽다.
따라서 가성비 좋은 그라인더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한때 ITOP40 그라인더가 10만 원대 가격으로 에스프레소용 분쇄가 가능해서 가성비 좋기로 유명했었다. 그러나 브루잉용으로 사용하기엔 많이 부족했다.
그러던 와중, 2023년 하반기부터 varia 그라인더와 흡사한 ITOP03 그라인더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varia가 ODM 생산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정도로 모양과 성능이 거의 동일했다. (그래서 알바리아, 알리아 등의 별명이 있다.)
커피 관련 커뮤니티에서 긍정적인 후기가 여러 개 등장했고, 직접 구매해서 사용해 보니 꽤 만족스럽다.
1. 왜 구매했는가?
2~3배 비싼 그라인더와 비슷한 성능, 가격은 1/3
바리아(varia)의 50만 원 가격대 그라인더인 VS3와 모양과 성능이 거의 비슷하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가성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심지어 세일 기간에 구매하면 1/3 가격에도 구매할 수 있다.
그라인더 한 대로 평균 이상의 브루잉, 에스프레소용 원두 분쇄 가능
실제로 사용해 보니 브루잉용 분쇄도 부족한 부분이 없어 만족했다.
깔끔한 디자인
미니멀하고 깔끔한 외관이 돋보인다. 30g 용량의 호퍼 사이즈를 가진 싱글 도징 (호퍼에 약 1잔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정도의 원두만 들어가는) 그라인더다.
코니컬 버이며, 버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글 작성일 기준 6가지의 버가 판매 중이다. 버를 교체하면 같은 원두더라도 맛이 달라진다. 가격은 20~22달러에 판매 중이며, 2023년 11월 세일 기간에 15달러 정도에 구매 가능했다.
구매자의 높은 만족도
커피 커뮤니티에서 ITOP03을 구매했던 사람들의 후기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2. 어디서 얼마에 구매했는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1월 세일 기간에 쿠폰과 결제수단 할인까지 적용하여 역 127.85달러에 구매했다. (약 17만 원) 버는 하이퍼노바 울트라 티타늄(노란색)을 선택했다.
판매되는 가격을 종종 지켜보니 세일 기간이 아닐 때에는 170~200달러, 세일 기간에는 127~160달러 정도에 구매가 가능한 것 같다.
* 플러그 타입은 EU로 구매했다. 제품을 수령해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아 보니 헐렁하지 않고 안정감 있게 꽂아진다.
* 배송기간은 10일이 소요됐다.
3. 구성품을 살펴보자
택배 포장 상태
배송은 별도의 완충 포장 없이 박스에 담겨 왔다. 그라인더 포장박스 안에도 충격 보호 스펀지가 들어있어 다행히도 멀쩡하게 도착했다.
* 그라인더 후면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묻어 왔거나, 버가 미세한 홈이 여러군데 파였다는 후기도 있으니, 만약 이 그라인더를 구매했다면 꼼꼼히 살펴보자.
본체
화이트 색상으로 구매했다. 아주 새하얀 컬러가 아니고 약간은 베이지 톤이 섞인듯한 따뜻한 계열의 하얀색이다. 무게는 3.2kg이며, 제법 묵직하게 느껴진다.
도징컵
컵의 입구 지금은 53mm다. 그라인더의 토출구 아래 바닥면에 자석이 있어 컵이 착 달라붙는다. (컵의 재질은 명시되어 있지 않아 모르겠다.)
어댑터
미니멀하고 깔끔한 그라인더와는 어울리지 않는 큼직한 어댑터가 달려있다.
팝코닝 커버
원두가 분쇄 중에 마치 팝콘처럼 사방으로 튀는 걸 팝코닝 현상이라 하는데, 이걸 막기 위한 커버가 제공된다. 그러나 사용해보니 있으나 마나 한 쓸모없는 부품이므로 빼고 사용해도 무방하다.
블로우 호퍼 (벨로우즈 호퍼)
원두를 분쇄한 뒤, 호퍼 위에 두고 눌러서 바람을 이용해 그라인더 내부의 원두를 털어내는 용도의 부품이다. 재질은 실리콘이다.
원두를 분쇄하기 전에 물을 살짝 뿌려 정전기를 방지할 목적으로 사용할 작은 스프레이가 들어있다. 크기가 작아 사용하기 불편하여 다이소에서 천 원에 2개 들어있는 스프레이를 사서 사용 중이다.
* RDT는 Ross Droplet Technique의 약자이며, David Ross가 2005년도에 제안한 물방울 테크닉이다. 소량의 물을 원두에 고르게 묻혀 갈면 정전기가 줄어들기에 원두가 분쇄 중에 사방팔방 튀기는 걸 방지해 준다. 잠깐 물을 묻힌 티스푼으로 분쇄할 원두를 휘저어주거나, 스프레이로 2~3번 뿌려 살짝 물을 묻혀주는 식으로 진행한다.
청소용 브러쉬
품질이 높진 않아 보인다. 호퍼 부분을 자주 청소하고 싶다면 털이 풍성한 브러쉬를 따로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아래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2달러에 구매한 브러쉬와 함께 촬영한 사진이다.
4. 제품을 살펴보자.
본체 외관
본체 재질은 알루미늄 합금이다. 76.5도 기울어진 각도여서 분쇄 후 그라인더 안에 남는 원두의 잔량을 최소화한다고 한다. 전원 스위치는 버튼 형식이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고무 받침이 붙어있다.
외부 질감
매끈한 질감이 아니다. 무광택 파우더 코팅의 까칠한 질감이다.
호퍼
처음에는 아래 사진처럼 옅은 얼룩이 묻어있었는데, 다행히 닦으니 지워졌다. 덮개에는 자석이 붙어있어 호퍼에 잘 고정된다.
호퍼를 돌려 분쇄도를 조절한다. 호퍼에는 0부터 10단계가 표시되어 있고, 1바퀴를 돌리면 그다음 한 바퀴는 10~18단계로 생각하며 보면 된다.
아래 사진은 사용설명서에 표시된 권장 분쇄도인데 딱 들어맞지 않는다. 분쇄도는 버마다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각자 사용하면서 알맞은 분쇄도를 찾아야 한다.
상단 호퍼 부분에는 약 30g의 원두를 넣을 수 있고, 호퍼를 계속 돌리면 분리할 수 있다.
제품을 보내기 전에 분쇄 테스트를 해서인지는 몰라도 버 주변에 원두가루와 흰 얼룩이 묻어 있었다. 괜히 찝찝해서 물 묻은 수건으로 깨끗하게 닦아낸 뒤 물기를 제거했다.
그라운드 스핀들
버 아래 위치한 4개의 날개가 달린 부품은 그라운드 스핀들이다. 버에서 갈려진 원두가루를 밖으로 밀어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주기적으로 버와 그라운드 스핀들을 빼낸 뒤 남아있던 원두가루를 청소해주면 된다.
토출구
토출구 위쪽 나사 2개를 풀면 분리가 가능하다. 나사가 작고 돌리기가 쉽지 않으니 조심해서 풀자.
토출구 안쪽에 페인트가 칠하다 만 것처럼 뿌려져 있어 아쉽다. 오래 사용하면 원두와 함께 페인트 가루도 같이 섞여 나오지 않을까 염려된다.
5. 제품을 사용해 보자
* 우선, 제품을 사용하기에 앞서 꼭 모든 부위를 꼼꼼하게 청소하기를 권장한다. 아래 사진처럼 쇳가루나 이물질이 군데군데 있었기 때문이다.
* 이 그라인더의 분쇄도 세팅이나 분쇄 속도는 버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아래에 적은 내용은 사용한 '하이퍼노바 울트라 티타늄 코팅 버' 기준이다.
* 제일 꽉 조인 분쇄도 0인 상태에서는 작동하지 말자. 버가 손상되거나 고장 날 수 있다.
분쇄 속도
분쇄도 세팅마다 다르지만, 원두 20g 기준 에스프레소용은 40~45초, 브루잉용은 25~35초 정도 걸렸다.
작동 소음
밤에 작동해도 될 정도로 큰 소음이 없는 편이다. 모터 속도가 160RPM으로 낮은 편이어서 일반적인 믹서기보다 훨씬 조용한 편이다.
분쇄 품질
아래는 에스프레소용과 브루잉용으로 갈아낸 원두 사진이다. 가격 대비 만족스러운 분쇄 품질이다.
에스프레소용 분쇄의 경우 뭉침 현상이 적은 편으로 보였으나, 포터필터에 옮겨담을 시 도징컵 아랫부분에 있던 원두는 무게때문에 뭉쳐서 나오므로 wdt툴로 풀어주는게 좋다.
* wdt툴이 궁금하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자 (새 창에서 열기)
잔량
약 0.1~0.5g 정도의 원두가 분쇄 뒤 그라인더에 남아있고, 블로우 호퍼를 눌러 잔량의 대부분을 배출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은 에스프래소 분쇄도로 원두 18g을 갈아낸 뒤, 블로우 호퍼를 눌러 빼낸 분쇄된 원두의 잔량 모습이다. 아래와 같은 분량이 2번 정도 나왔고, 약 0.5g이었다.
* 강배전 원두일수록 분쇄할 때 정전기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강배전 원두일수록 분쇄 전 원두를 통에 넣고 스프레이로 아주 살짝 물을 뿌린 뒤 흔들어주면 좋다.
'하이퍼노바 울트라 티타늄 버'로 분쇄한 원두의 맛은?
같은 원두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버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브루잉과 에스프레소로 여러 번 마셔보고 느낀 점을 적는다.
산미가 부드러워진다. 따라서 마시기 편안한 맛이다. 맛의 다채로움은 줄어든다. 그래서 맛의 중간이 약간 비는 듯한 느낌이 든다. 즉, 단맛과 신맛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펼쳐지는 느낌이되 입안에 차는 풍미는 약간 줄어든다고 느꼈다.
따라서, 자극적인 맛 보단 부담 없이 매일 마시기 편안한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에게 적당한 버다.
* 추가로 신경쓰면 좋은 사항
약배전 원두의 분쇄는 그라인더의 모터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지양하고 있다. 그렇기에 중약배전 원두부터 사용하는 편인데, 이마저도 원두가 색이 밝으면서도 단단해 보인다면 그라인더를 먼저 작동시킨 뒤, 원두를 천천히 조금씩 투입하면 모터에 가해지는 무리를 조금이라도 줄인다.
6. 청소하기는 어떤가?
분쇄 후 블로우 호퍼를 몇 번 눌러주면 그라인더 내부에 남아있던 원두의 대부분을 쉽게 내보낼 수 있다. 또한, 각 부품의 분해와 조립이 매우 쉬워 주기적인 청소를 할 때도 편하다.
그러나 불편한 점이 두 가지 있다.
약간 불편한 점 1
분쇄 후 블로우 호퍼를 이용해 내부에 남아있는 원두를 빼내는 것까진 좋은데, 이 과정에서 주변으로 가루가 튄다.
또한, 스프레이로 물을 뿌린 뒤 원두를 갈아내도 소량의 가루가 주변에 묻는다. 심지어 미세하게 토출구와 본체 연결부위에서도 가루가 세어나온다.
그래서 주변에 먼지가 많을 때는 청소기를 이용한다.
약간 불편한 점 2
블로우 호퍼를 누르고 난 뒤 호퍼를 살펴보면, 버 윗부분에 있던 가루들이 다시 호퍼 벽면으로 올라와 붙어있다. 호퍼 벽면에 붙은 가루를 중앙으로 쓸어내린 뒤 블로우 호퍼를 다시 눌러주면 역시나 다시 올라와 벽면에 붙어있다.
그래서 호퍼 벽면에 붙은 원두를 수건으로 닦아내거나, 무시하고 사용하다가 일정 주기로 청소하거나 하는 식으로 사용 중이다.
매일 평균 20g x 2번씩 분쇄를 1달 동안 사용한 뒤 분해 모습
버 근처는 들러붙은 원두가루가 거의 없이 깨끗한 편이다. 그러나, 호퍼와 본체 사이에 원두가 끼어있었다. 청소기로 손쉽게 제거했다.
7. 이 외 특징 및 아쉬운 점
교체가 가능한 버
버를 취향에 맞게 바꾸기가 쉽고, 호환 버의 가격도 저렴하다. 버가 달라지면 맛도 달라진다. 취향에 맞게 버를 손쉽게 갈아낄 수 있어 가지고 노는 재미가 있다.
호환 버 판매 페이지에 버의 특징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지 않아 구매할 버를 선택하기가 다소 어려운 편이다. 커피 커뮤니티에서는 호환 버중 하이퍼노바(파란색)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 ITOP 03의 하이퍼노바 울트라 버는 바리아 VS3 그라인더의 하이퍼노바 울트라 버와 달리 7각 버 모양을 하고 있다.
연속 동작 시간
60초 작동 후 90초 작동 중지가 권장된다.
아쉬운 점 1 - 분쇄도 조절의 번거로움
분쇄도를 조절할 때 표시된 숫자가 에스프레소용 단계인지, 핸드드립 단계인지 매번 헷갈린다. 그래서 호퍼가 안 돌아갈 때까지 돌린 뒤 다시 분쇄도를 조절한다.
아쉬운 점 2 - 크기가 큰 어댑터
깔끔하게 그라인더만 커피 머신 옆에 두고 싶었지만, 어댑터가 너무 커서 어딘가 주변에 놓아둬야 한다.
아쉬운 점 3 - 원두 걸림
가끔 크기가 큰 원두는 아래 사진처럼 버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걸려있다. 이때는 전원을 끈 뒤, 원두를 버 안으로 밀어넣어 준 뒤 다시 작동을 시키면 대부분 분쇄된다.
8. 추가로 있으면 좋은 도구
작은 크기의 청소 브러쉬
작은 사이즈의 브러쉬가 있으면 그라인더 청소가 편하다. 사용 후 호퍼에 묻은 원두를 쓸어내기도 편하고, 버를 분해하여 청소할 때 사용하기에도 좋다.
토출구를 가릴만한 무언가
토출구 크기와 맞는 파이프를 잘라서 끼거나, 식품 포장 용기를 말아서 입구에 고무줄로 고정시켜보자. 원두를 분쇄할 때 가루가 주변으로 퍼지는 걸 막아주기에 원두 청소하기가 편해진다.
나는 우연찮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구하게 된 토출구 커버를 장착했다. 관심 있는 사람은 'ITOP03 토출구 커버'를 검색해서 찾아보면 된다.
* 커버로 막았음에도 블로우 호퍼를 쎄게 누르면 아래 사진처럼 토출구와 본체 연결 부위의 틈에서 가루가 나온다.
에어 블로워
에어 블로워가 있으면 버를 분해하지 않고도 가루를 털어내기 용이하다. MWH-3BOMBER의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에어 블로워를 사용중인데 꽤 만족스럽다.
* 사용 후 호퍼에 묻은 원두를 쓸어내가루가 사방으로 흩어질 수 있으니, 사진처럼 그라인더를 세워놓고 불지 말고, 싱크대 근처에 그라인더를 눞혀놓고 진행하는게 좋다.
9. 어떤 이에게 추천하는가?
- 그라인더 1대로 브루잉부터 에스프레소까지 다용도로 사용하고 싶은 사람
-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홈카페 용도로 사용할 그라인더를 구하고 싶은 사람
10. 결론
그라인더에 예산을 10~30만 원 선으로 잡아두었다면 이 그라인더를 1순위로 추천하고 싶다. 에스프레소와 브루잉용 원두 분쇄가 모두 가능하며, 2~3배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그라인더와 비슷한 수준의 높은 가성비가 큰 장점이다.
그러나 약간 불안한 점도 있다. 판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1년 이상 사용한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내구성이 어떤지 모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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